작년 연말, 수능을 끝낸 고교생 10명이 강릉에 있는 펜션에서 묵었다가 가스 사고로 3명이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는 가스 배기관 연결 부위의 이탈이 원인이었다고 발표하였다. 그 원인으로는 시공할 때 배기관의 길이가 적절치 않아 배기관의 일부를 잘라냈다는 점과 이음새부분을 완전하게 접착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였다.

사고의 원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을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급기관(외부공기가 유입되는 통로)의 1/3이 벌집으로 막혀 있었는데, 그에 따라 불완전연소가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이탈된 배기관으로 일산화탄소가 다량 누출되었을 것으로 보도한 적이 있었다. 사건의 원인이 벌집일수도 있다는 보도에 필자가 직접 경험한 것이 있어 독자들에게 몇 가지를 알려드리고자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필자의 집 이곳저곳에 나나니벌이 집을 짓는 것으로 보아오던 필자는 작년 여름의 경우, 몇 마리가 잠깐 보이더니 더 이상 보이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터였다. 그리고 여름 들어 부엌에서 가스 냄새가 예년보다 더 심하게 느껴져, 가스를 배출하는 팬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부엌의 옛 창문을 떼어내고 새롭게 달고, 배기구를 전부 새롭게 교체하였다. 그리고는 깜짝 놀랐다. 배기구 통로 내에 나나니 벌집이 몇 개가 붙어있었다. 큰 것은 그 크기가 10cm 정도로 가스 배기구 통로를 거의 막을 정도였다. 그대로 두었다면 배기구의 팬을 탓하면서 일산화탄소를 그대로 마시고 있었을 것은 당연하였다.

기름보일러이든 가스보일러이든 처음 가동될 때는 다소의 진동이 있다. 때문에 공기 입출구의 이음새가 약해질 수 있으니 지금이라도 살펴보도록 권한다. 그리고 만약 집 안팎에서 나나니벌을 한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지금 곧 가스의 급기구(외부 공기가 유입되는 통로)와 배기구의 통로 안쪽을 면밀히 조사해 그 벌집의 유무를 확인하시기 바란다. 물론 아파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가스로 인한 인명 피해가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어려웠던 시절 누구나 몇 번쯤은 연탄가스에 혼난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특히 폐쇄된 방 주변에 가스 출입구가 있다면 특히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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