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 IGCSE 국제교육 배기성 대표

*IB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약칭입니다.
*IGCSE는 International 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의 약칭입니다.

지난 주 교육부가 대학입시의 각종 쟁점사항들을 국가교육회의로 이송함으로써, 교육개혁이라는 중차대업무를 직접 담당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우리 사회는 논술 시험의 형태를 딱 두 가지로 본다. 대학입시에서 써보는 논술, 각종 고등고시 2차 시험에서 쓰는 논술, 그 외의 모든 시험은 객관식 5지 선다형 이거나, 객관식 단답형 의 형태이다. 저 2가지 논술이라는 것도, ‘모범답안’이 다 정해져 있다. 사법시험은 이미 사라졌고, 행정고시는 변형되었으며, 외무고시는 예전에 형태가 다 바뀌었다. 즉 우리 사회는 이미 전체가 객관식 시험 사회이다.

교사 한명이 고교에서 한문과목을 가르친다고 할 때, 많게는 한 학년 전체를 가르쳐야 하므로, 무려 500여개에 달하는 답안지를 채점해야 한다. 이게 다 논술식 서술형이라면, 아마 족히 일주일은 죽어라하고 채점에만 매달려야 할 것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행정편의주의다. 이런 행정편의주의는 학급, 학년, 학교, 지역, 국가전체로 확산되었다. 그 세월이 무려 38년이다. 그 38년동안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했다. 무엇보다 온 국민 의식이 촛불 민주주의로 세계최고수준의 민주시민으로 성장했다. 각 광역자치단체의 3~19세 과정을 총괄하는 교육감도 시민이 뽑는다. 이런 국가 이런 시대에 교육체계가 여전히! 개념요약과 암기 그리고 문제풀이 중심의 객관식 시험대비 교육이라는 게 도대체 말이 되는가!

학생들에게 말을 논리적으로 하는 훈련을 시키자, 그래서 그것을 정성적, 정량적으로 평가해서 성적에 반영하자. 국어 뿐 아니라, 영어도 그렇게 교육을 하면 안되는가. 제2 외국어도 하나 선정하게 해서, 중국어, 일본어를 비롯한 자유로운 언어로 교육진행하고 평가하자. 그 방법으로 IB와 IGCSE라고 하는 새로운 과정을 제시하는 것이다. 교사의 권익, 교사의 권위보장, 공교육 주도 체제 모두 내가 진실로 원하는 바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과과정이 새시대에 맞게끔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특정 주제에 관해 학생 하나가 적어도 10분은 기-승-전-결의 구도를 가지고 연설 및 스피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주제에 관해 학생 7명이 적어도 한 시간동안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디베이트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더 이상 수업시간에 선생 혼자서 일방적으로 말하게 해서는 안된다. 학생들이 말하고 선생은 방향만 잡아주어야 한다.

실제 IB수업에서의 대표적인 교과는 드라마Drama 이다. 즉 연극이다. 언어수업에서도 희곡 작품을 선정해서 배우게 하지만, 뭐니 뭐니해도 백미는 학생들의 제작연극이다. 세상은 이미 텍스트를 읽는 단순한 지식습득에서 벗어났다. 각종 컬러 웹자보와 동영상은 새로운 지식매체로 등장해서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긴 텍스트로는 읽지도 않고 이해하지도 못하지만, 짧은 페이스북 타임라인 이미지와 유튜브 동영상은 서로 찾아보고 금방 이해한다. 그런 능력을 길러내는 가장 좋은 교육방식은 바로 IB의 Drama 교육인 것이다. 지난 회에 언급한 대로, 특정 주제에 관한 담당선생과 학교 도서관선생과의 디베이트, 학생들과의 참여 디베이트 등을 거쳐, 약 30분 정도의 짧은 뮤지컬을 만들어서 공연하고, 그 동영상을 IB 각 지역 평가기관으로 보내 심사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기 역할을 전체 속에서 어필하기 위해, 온갖 방식으로 홍보 아이디어를 낸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과정을 해도, 모두 특별활동으로 인식되는 데 반해, IB에서는 이 모든 과정이 대학을 가고, 사회로 바로 진출해도 모두 중요한 점수획득의 과정이 되는 것이다.

IB 교육에서의 글쓰기와 말하기는 이렇게 다양하다. 우리 교육이 정말 이를 본받아야 교육혁명이라고 칭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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