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 IGCSE 국제교육 배기성 대표

*IB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약칭입니다.

*IGCSE는 International 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의 약칭입니다.

우리나라 고교자녀를 둔 학부형께, “귀 자녀의 대학입시에 가장 큰 비중은 누가 갖고 있나요?”라고 물어보면, 순위는 틀림없이 첫째, 학생부를 작성하는 고3 담임, 두 번째,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 세 번째, 논술학원 선생님 등으로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IB 스쿨에 다니는 학부형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보면 누구라고 대답이 나올까? 나는 단언한다. 바로 “우리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요.” 믿을 수 있는가? 도서관 사서? 아 가끔씩 도서관 활용수업하면 의무 시수 채우느라고 고생한다는 그 선생님? 그 사람이 입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이 돼?

우리나라의 고교 도서관 사서들은 모두 정식으로 임용고사를 통과한 소중한 선생님들이다. 한 학교당 한 명 정도 배정한다. 여기서 내가 한 명 정도라고 표현한 이유는 안 뽑는 곳도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그런 학교들은 하나 같이 가장 어린 선생님들에게 도서관 사서를 맡긴다. 담당교사가 있든 없든 도서관의 크기는 교실 2개 정도로 딱 정해져 있고, 학생들은 그냥 아무 의미 없이 도서관의 책들을 보거나 특강을 듣거나 낮잠을 잔다. IB수업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 도서관은 학생들의 수업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최고의 보물창고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은 IB의 교육단계당 2~3명씩 선발된다. 총 11명 정도가 움직인다.

예를 들어보자. 자유교과로 제 1 언어 영어의 수업이 시작되었다. “인간의 학습능력”이라는 주제로 3개월간 토론과 스피치 그리고 연극 수업을 해내야 한다. 해당 과목의 지도 교사는 3명, 수강 학생 수는 46명(2개 학급 정도) 이다. 지도 교사는 학생들의 3달 동안 모든 과정의 기초를 설계하고, 누락되는 학생이 없도록 지도한다. 그런데 교과 참고도서 선정과 그 읽기의 종합지도는 누가 하나? 그리고 46명의 학생별로 추구하는 결과물의 방향이 다 다른데, 그걸 3명의 교사가 지도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 때 등장하는 것이 “도서관 사서”선생님이다. 이들이 각 학생들과의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참고도서와 진행방향을 정해준다. 모든 상담과정이 기록됨은 물론이다. 즉 유능한 도서관 사서 선생의 스카우트 전쟁이야말로, 명문학교에서 사활을 걸고 매달릴 정도의 일이 된다. 즉 학생이고 교사고 학부형이고 간에 도서관 시설과 도서관 선생과 방대한 장서 시설이 없으면 낭패다.

주입식 암기교육, 문제풀이 중심 교육(1000제!), 객관식 5지 선다형 교육 체제에서는 도서관이란 그저 조용하게 각자 공부하는 공간이다. 거기서는 일체 소리를 내선 안된다. 소리를 내서는 안되는 교육이 이뤄지는데 무슨 토론과 스피치 그리고 자유로운 창작중심의 분위기가 형성되겠는가. IB 체제하의 교육에서는 도서관 선생과 각 교과 선생 그리고 해당 학생간의 3자 토론이 항상 이뤄진다. ‘무슨 책을 먼저 읽어야 하나?’ ‘어떤 활동부터 시작해야 하나?’ ‘나에게는 어떤 배역이 어울릴까’ 한 교과주제에 주어진 3개월의 시간동안 이런 토론은 수시로 이루어진다. 민주적인 사회는 이런 교육이 어울린다. 이런 형태의 교육혁명이 이루어진다면, 객관식 5지 선다형과 객관식 단답형 문제는 변별력 차원에서도 도저히 낼 수 없는 저질문제가 된다. 나라의 인재인 공무원을 뽑아도, 나라의 미래동력인 대학생들을 선발해도 전부, 객관식 문제로만 사람을 평가해서 좋은 사람과 뛰어난 사람을 골라내는 교육체제를 가지고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감당하기가 불가능할 것이다.

이번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에는 17개 광역시도의 교육감선거도 같이 치러진다. 대구교육감으로 출마한 강은희 후보의 공약 중에 ‘IB제도의 도입’이 적혀 있었다. 강은희 후보에게 묻는다. “IB를 도입하고 싶다고요? 도서관 사서는 몇 명이나 더 뽑으셔서 어떻게 훈련시키실 것인가요?”

#김처황악신문 # IB & IGCSE 국제교육 배기성 대표

김천황악신문  webmaster@hwangaknews.com

<저작권자 © 김천황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