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 IGCSE 국제교육 배기성 대표

*IB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약칭입니다.

*IGCSE는 International 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의 약칭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김상곤장관이 이끄는 교육부의 “대입제도 변화”에 있다고 확신한다. 문재인정부와 김상곤교육부의 공통문제의식은 “공교육체제의 강화”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무한대로 확산하는 사교육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 사교육의 핵심은 대학입시이고, 한 단계 더 들어가면, ‘수시모집’제도로 귀결된다. 수시모집의 규모를 줄여야만 하는 것이다. 자, 여기서 다시 본질적 문제로 돌아간다. 정시모집을 확산시키겠다면, 객관식 시험문제로만 구성된 수능시험으로 다시 회귀하겠다는 뜻인가? 누가 봐도 논리적 모순점이 금방 드러날 소리이니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새로운 제도를 받아들여 근본을 바꿀 생각은 참으로 하기 어려운가 보다.

지난 회차에 IB의 글쓰기 평가방식에 대해 잠깐 언급했다. 이번 회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IB는 3단계의 교과과정으로 구성된다. 3세(생후 36개월)부터 만 11세까지 운영되는 PYP(Primary Years Programme), 만11세부터 만16세까지 운영되는 MYP(Middle Years Programme), 만 17세~18세 과정인 IB DIPLOMA, 이렇게 3단계를 거치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기다. 글쓰기는 그 다음이다. 우리 교육을 잘 살펴보라. 말하기 과정이 있는가? 혹자는 대뜸 ‘대입구술면접’ 을 말할 것이다. ‘정답’맞추기를 강요하는 이상 어떠한 형태를 가지고 나오더라도 객관식 시험문제 라는 형식의 변용일뿐이니 생각을 바꾸기 바란다. 말하기가 우선이고 글쓰기는 그다음이다. IB교과과정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학생들에게 ‘모범답안’을 갖춰놓고 그 틀에 넣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답의 내용은 학생들에게 맡기되, ‘기-승-전-결’로 구성되는 그 논리구조의 정당성만을 평가할 뿐이다.

내용과 논리구조의 정당성을 평가하는 것은 그 전체 교육과정에 대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진행한다. 보고서의 작성주체는 그 학생이 다니는 학교다. 그리고 보고서 작성자는 해당과목의 교사다. 우리처럼 담임선생님이 모든 수시전형의 자료를 작성하는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 1차 평가를 마친 교사의 보고서는 해당 IB지역(가령 한국이라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의 평가담당관 (IB examiner)에게 전달되어 2차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세계 IB 본부의 최종심을 받는다. 학생 하나하나의 대입성적이 이렇게 3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1차 평가가 20%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처럼 한 반 구성원이 40명이라치면, 그 학교 담임선생의 평가서술에 입시결과가 좌우되는 시스템과는 인식을 달리해야 이해가 가능하다.

공교육이 대학입시를 주도해야 한다. 대학입시에서 사교육이 담당하는 비율을 거의 없애버려야 진정한 교육혁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과과정을 “공교육 주도형”으로 혁명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말하기와 글쓰기의 동시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말하기는 “스피치형 말하기”와 “스토리텔링형 말하기”로 나누어 진행된다.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로, “논리적 글쓰기(Composition)” 와 “이야기 형식 글쓰기(Essay)”로 나누어 진행된다. 생각해보라. 청소년기에 이성과 감성을 함께 기를 수 있어야 진정한 교육이다. 두 요소가 함께 결합된다고 해도 너무 좋은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감성을 철저하게 없애고 이성만을 평가하고 있다. 이글을 보시는 독자분들은 우리 고교 논술은 철저한 이성적 글쓰기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켜주기 바란다.

다음 장에서는 글쓰기 평가를 위한 2년간의 교육과정 전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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