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시는 오는 9월 6일부터 8일까지 김천종합스포츠타운 보조경기장 일원에서 '2024 김천포도축제'를 개최한다.

그러나 이번 축제가 과연 ‘포도축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내용을 담고 있는지, 김천의 대표 축제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김천은 아직 전국적으로 내놓을 만한 대표 축제가 없다. 현재의 축제로는 시민들도 제대로 즐길 수 없고, 전국적으로 홍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흥행 요소도 부족하다.

특히 이번 포도축제 보도자료를 보면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프로그램들로 채워져 있어, 차별성과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지난해에도 김천 포도 품평회 시상식, 김천 포도 전국 가요제, 가수 안성훈의 축하공연 등이 진행되었고, ‘포도둑을 잡아라’, ‘보물찾기(트레져헌터)’, 포도 놀이터(추억의 게임)’ 등의 행사와 샤인콘서트가 있었다.

올해는 포도품평회, 신바람 행복콘서트, 맛있는 샤인콘서트, 포도사진대회, 전국 청소년 댄스대회, 전국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과학키즈존 등이 열린다. 콘서트가 늘어난 것 외에 포도와 관련된 임팩트 있는 프로그램은 보이지 않는다.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행사와 프로그램으로는 김천만의 축제로 성공하기 어렵다.

김천의 축제를 발전시키려면, 먼저 축제 장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그러나 올해도 장소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포도축제는 스포츠타운 주차장일원 삭막한 아스팔트 위에서 열려 쉴 곳도, 둘러볼 곳도, 즐길 것도, 먹을 것도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대규모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김천시는 주차 문제 해결 및 대형 축제가 가능한 대체 부지를 찾거나 조성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는 김천의 축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현안이다.

이번 축제가 성공하려면 단순히 포도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보고, 즐기고, 먹고 체험할 수 있는 종합적인 축제로 변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질 좋은 포도를 싸게 구매하고, 수확도 해보고, 포도를 활용한 음식과 제품도 만들어 보고, 김천의 맛있는 토속 음식도 맛보며, 다양한 김천만의 문화 체험이 가능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외지 관광객과 김천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동 축제의 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여론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번 축제는 포도와 자두축제를 합쳐 지난해 예산 2억5천만원보다 배 가까이 대폭 증액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실제로 김천 포도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농가 소득 증대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포도와 직접 관련 없는 행사와 시설물 설치 등에 과도한 비용이 투입된다면, 축제의 본래 목적을 퇴색시킬 위험이 있다.결국 김천 포도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축제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포도라는 테마에 맞춘 깊이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수적이다.

포도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행사와 활동에 예산이 합리적으로 배분될 때, 비로소 축제의 명분을 살리며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성주의 메뚜기 축제와 봉화의 송이축제는 저렴한 비용을 가지고도 집중과 선택으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올해 포도축제는 증액된 예산 투입 첫 행사로 향후 김천의 대표축제로의 발전가능성과 필요성을 평가받는 시금석(試金石)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악신문 #포도축제

김서업 대표기자  hwangaknews@naver.com

<저작권자 © 김천황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