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用 강창우 (다물上古史硏究會 회장)

요즈음 들어 며칠마다 눈이 내리는구나. 지금도 소복소복 쌓인다.

멀리 황악산과 금오산이 하얗게 잠겼다.

아침 일찍 눈을 밟다가 문득 생각에 잠긴다.

서산(西山)대사의 시 한 수가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면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오늘 걸어가는 나의 발자국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이어 이 시를 애송하셨다는 백범(白凡) 김구선생의 붓글씨가 생각난다.

그리고 안중근 의사의 단지(斷指) 낙관이 찍힌 ‘독립(獨立)’이라는 필묵으로 이어지고,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의 어지러운 발자국과 그들의 번질거리는 눈동자로 흐름이 이어졌다. 우리는 과연 자주독립(自主獨立)을 하였는가.

눈밝은 스승과 올바른 법과 현명한 도반을 만난다면 이미 생(生)의 살림살이를 반(半)은 이룬 것과 마찬가지라는 옛 사람의 말씀이 생각난다. 나에게 그런 복이 있는가, 그리고 나의 발자국이 뒤따라오는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되묻는다.

윤동주의 서시(序詩)로 이어진다.

鄭炳昱 兄 앞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안테 주어진 길을

거러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941. 11. 20

(철자법과 띄워쓰기는 친필 원고에 따름)

우리의 삼대경전 중의 하나인 <참전계경(參佺戒經)>에서, 358조 ‘천라(天羅)’, 358조 ‘지망(地網)’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다.

‘매번 천기가 이롭지 않아 어려움을 당하여 벗어나지 못하고 일에 나아가고자 하나 끝을 맺지 못한다(每値天候不利 臨難 脫不得身 趁事 達不得終)’

‘좋은 곳은 저절로 멀어지고 흉한 곳은 저절로 가까워져, 어려움을 당하여 벗어나지 못하고 일에 나아가고자 하나 끝을 맺지 못한다(吉地自遠 凶地自近 臨難 脫不得身 趁事 達不得終)’

천라지망(天羅地網)이란 ‘하늘과 땅의 그물이라는 뜻으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경계망(警戒網)이나 피할 수 없는 재앙(災殃)’을 일컫는다. 위의 말씀은 좋지 않은 발걸음을 계속한다면, 반드시 ‘하늘’이 내린 재앙을 겪게 될 것임을 경계한 말씀이다.

아! ‘하늘’을 잊은 지 오래 되었는가. 그래서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일들이 많은가. 눈 내리는 아침에 자신의 걸음걸이를 되돌아볼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어진다.

나라 안과 밖의 세태가 녹녹치 않다. ‘평창 올림픽’이 성공리에 치러지고, 우리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으면 좋겠다.

힐링센터 천부(天府) http://cafe.daum.net/1s3ssf

#김천황악신문 #강창우 편집고문

강창우 편집고문  1s3ssf@daum.net

<저작권자 © 김천황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