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小寒)이 지나고, 눈이 소복이 내린 오늘 아침은 신발에 눈이
밟히는 날이었어요.

공방(工房)청소를 시작하면서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다용도실 한 쪽에 커다란 창문 너머에 무언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어요.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지요.

방한모자에 장갑, 한 손에는 작은 톱을 들고 할아버지 한 분께서
자두 밭 안을 왔다 갔다 하시는 거예요.
사다리를 들고 이리저리 다니시면서 자두나무의 가지치기를 하시는
중이시더라고요. 할아버지 키보다 큰 사다리를 이리저리 옮기시며,
강추위 속에서 자식 돌보듯이 하나하나 살피면서 정리를 하시고 계
셨어요.

저는 겨울철 과수원은 손댈 일이 없는지 알았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철 내내 돌보아야 하는가봅니다.
이를 보니 과일 하나하나가 자식 같다는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이 추운 겨울에 바삐 움직이시며 일하시는 모습에, 따뜻한 믹스커피 한잔을 들고
자두 밭 할아버지에게로 향했습니다.
“할아버지~~~ 커피 한잔 드세요^^”
“아고야~~아고~~ 감사합니다.^^”
씩~ 웃으시며 생기는 주름살 넘어 온화한 미소를 볼 수 있었어요.

추운 겨울 날 봄을 준비하시며 밭을 가꾸시는 모습에 맘 한곳이 뭉클했어요.
미소 속에서 따뜻함이 전해져 옵니다.

봄을 기다리며.....
할아버지의 건강을 빌어드리면서,
봄이 오면 자두 밭 할아버지의 예쁜 자두 꽃을 볼 수 있겠죠?

김동환(金東煥)님의 시에 김동진(金東振)님이 곡을 붙인 우리 가곡,
‘봄이 오면’이 생각나네요.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 가주.

봄을 기다리는 소녀가 되네요.....

#김천황악신문 #자두 꽃

강민승  goddess4324@naver.com

<저작권자 © 김천황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