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업 (김천황악신문 대표)

그저께 저녁부터 카톡에 불이 붙었다. 다름 아닌 대구 모 일간지에서 벌인 차기 김천시장 후보 여론조사 결과라는 것이 나돌기 시작한 것이다. 보낸 사람들이 김천에서 꽤 인지도 있는 사람들이라 정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결과라는 수치를 보고 이것이 사실일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카톡의 내용이 진실이라면 난 여론조사의 결과물인 숫자의 팩트를 믿을 수 밖에 없지만 여론조사 과정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의구심이 들었다. 그 이유는 내가 들어온 최근 김천의 여론과는 상이한 결과물이기 때문이었다.

선거 여론조사의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FGI(Focus Group Interview)이다. 민간 기업체에서 상품개발에 쓰이던 마케팅 방법을 선거에 접목한 것이다. 두 번째는 전화면접조사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여론의 동향을 분석하려면 복수의 조사가 진행되어야 하고, 동일한 여론조사 기관에서 동일한 표본추출방식을 적용해서 진행해야 한다. 셋째는 ARS(Automatic Response System)자동응답시스템이다. 이번 여론조사의 진행방식을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 다만 카톡으로 떠돌아 다니는 결과치가 사실이라면 공정한 질문 문항을 제대로 설계해서 여론조사를 진행했는지 상당히 미심쩍다. 시민들에게 그동안 들어온 후보들의 지지도와는 결과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진실성 여부를 떠나서 나쁘게 말하면 정치공작의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의 말을 인용하면 먼저 한국당의 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무소속 후보의 지지도와 비슷하게 맞추고 다른 한국당 후보의 지지도를 낮게 조작한 것이 아니냐라고 의심된다는 것이다. 최근 밴드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모 후보가 생각보다 높은 지지도를 받은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라는 말들이 많다. 최근의 밴드를 보면 目不忍見(목불인견)이다. 인구 15만의 시골도시이지만 전통과 명예를 가지고 있는 김천시의 수장인 시장이 되려고 하는 후보와 그 지지자들의 수준이 이정도 밖에 안 되는지 참으로 개탄스러움을 넘어 통탄할 지경이다. 마타도어,흑색선전, 막말,눈에 뻔히 보이는 다양한 조작과 공격들 ...그들이 하는 짓을 훤히 알고 있지만 더 큰 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두고보는 인내의 한계도 힘겹다.

여론조사에서 특정 후보를 홍보하거나 띄울 목적으로 하는 홍보성 여론조사를 PUSH POLL이라고 한다. 만약 현재 떠돌아 다니고 있는 여론조사의 결과가 사실이라면 그 질문 문항의 설계가 공정한지 궁금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말 공정한 문항의 설계와 신뢰도 있는 여론조사기관이 제대로 표본을 추출해서 했다면 지금 떠돌아다니는 여론조사 결과의 수치와는 많이 다를수도 있다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관전평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심각한 사안이다.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일간지의 여론조사가 공식적으로 기사화되기 전에 유출되었다면 신뢰도에 먹칠을 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고 여론조사 기관이나 언론사 내부에서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빼돌렸다면 수사기관의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다. 조작되어 유포되었다면 그것도 마찬가지로 더 심각한 문제이고 선관위도 그 조사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여론조사를 빙자한 불법선거 운동이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번에 벌어진 이른바 여론조사 사전 유출 사건의 전말에 대해서 수사기관과 선관위에서 적극 개입해서 이 사건의 본질을 시민들에게 명명백백히 밝혀 앞으로 공명선거를 만드는 하나의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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