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오니 또한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란 공자님 말씀이 이때 어울릴까? 몇 년 만에 대구에 있는 옛 친구가 찾아왔다. 학창시절 같이 공부하던 친구다.

겨울이라 따듯한 국물이 있는 점심을 먹고자 하여, 우회도록 중간쯤에 있는 ‘엄나무 백숙’ 집을 찾았다. 더운 여름철 이미 두어 차례 들린 적이 있었다.

집밖 담장에 걸린 현수막, ‘겨울메뉴 개시 생오리 주물럭 35,000/ 매콤한 닭도리탕 35,000). 아마도 닭백숙이 여름철 보양식으로만 알려져 겨울철에는 손님이 적은 탓이리라.

집 뒤편의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실내에 들어서니, 벽에 줄줄이 세워둔 여러 가지 색깔의 담금주 병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단출한 메뉴판에 주방 위에 걸려있다. ‘엄나무 백숙 40,000원/ 매콤한 오리 주물럭 35,000’. 그리고 깨끗한 4인용 식탁이 약 20여개.

역시 조용하다. 그렇지만 우리로서는 그동안 쌓였던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오히려 좋았다. 먼저 내온 것이 10여 가지의 푸짐하고 신선한 기본 반찬과 휴대용가스레인지. 그리고 약 10여분이 지나자 큰 냄비 속에 엄나무 삶은 물에 닭 한 마리와 낙지 한 마리... 그리고 구수한 냄새와 시원한 국물...

낙지와 엄나무와 닭의 기막힌 조합! ‘엄나무 백숙’은 사실상 음과 양의 조합이 온전한 사철 보양식이 아니던가.

낙지에는 필수 타우린과 아미노산, 비타민과 철, 칼륨과 인, DHA 등이 함유되어 있어 간 건강과 피로회복, 두뇌건강과 고혈압, 빈혈과 클레스테롤 감소 등에 좋은 스테미너 음식이다.

그리고 엄나무는 해동피라 하여 사포닌, 리그닌, 루틴 등이 들어있어, 관절염과 신경통, 풍습과 진통, 허리와 무릎의 통증에 쓰이는 약재이며, 우울증과 스트레스 해소에 진정효과가 있고, 특히 신허요통에는 특효약으로 알려져 있다.

주인이 닭을 먹을 수 있는 크기로 잘라주었다. 그동안 쌓였던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푸짐한 찬거리와 함께 닭을 건져 먹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찹쌀밥. 구수한 국물에 말아 먹으면서, 국물을 몇 번이고 떠먹었다. 너무 시원하다.

육수와 반찬, 찹쌀죽은 무한 리필... 둘이 먹기에는 과분한 양이었다. 남은 것은 포장가능.

헌데 방석이 없는 것이 살짝 흠이었다.

주소: 김천시 영남대로 1414번지(부곡동 905-2번지)

영업시간: 아침 11:30분 ~ 20:30까지 예약 가능

연락처: 054-436-3080

휴일: 미정, 현재 상시 오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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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우 편집고문  1s3ssf@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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