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하룡 칼럼니스트/황악신문

최근 국방부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 사드 레이더 전자파 수치는 ㎥당 0.003845W로 기준치인 ㎥당 10W의 2,600분의 1수준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사드 전자파가 인체보호 기준을 만족해 피해가 없다는 것이 국방부측 설명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서도 묵인해왔다고 한다.

2016년 김천지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드배치의 배후가 바로 사드 전자파인 것을 감안한다면 실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당시 사드 전자파는 농소면 일대를 비롯한 혁신도시 주민들이 사할을 걸고 반대투쟁에 나선 가장 큰 명분이었다. 사드 전자파가 기형아 출산, 불임, 백혈병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하고, 꿀벌이 사라지는 등 돌연변이 생물 출현으로 농사에 큰 피해를 안길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 의원 일부는 사드배치 반대집회에서 이러한 소문을 마치 사실인 냥 퍼트렀다.

게다가 사드배치를 반대해온 대구, 왜관, 성주 포병부대애 떠밀려 성주 롯데 CC로 옮겨오게 된 국방부의 오락가락하는 결정장애도 한 몫 거들었다. 이처럼 김천 사드는 떠밀리고 밀려 김천 인근 지역에다 배치를 결정했다. 이는 김천지역민들의 자존심을 자극한데다 전자파가 김천을 관통한다는 현실의 문제가 겹쳐서 시민들의 감정을 분노케 했다.

이 때문에 김천 역사상 전무후무한 집회역사가 새로 쓰여지는 불행한 기록을 남겼다. 평화롭게 살아온 순진무구한 시민들이 머리에 띠를 두리며 거리의 투사로 나섰고, 낭만이 가득했던 김천역 광장이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장으로 변모했다.

실제로 집회 참가 시민들의 입장에선 왜 타지역 반대에 떠밀려서 전자파가 김천지역을 관통하는 성주 롯데 CC에 사드를 배치하려 하는가? 무성한 소문처럼 주민 사드 전자파 피해가 사실인가? 이 두 가지가 김천지역과 연관된 직접적인 문제였다.

따라서 국방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결정 때문에 야기된 이 사태에 정부는 그에 합당한 정부의 조치와 노력이 수반되어서야 마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드집회를 통한 요구사항은 지난 7년동안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 최근에서야 국방부가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발표한 것이 고작이다. 이마저도 사드 배치 반대단체는 “국방부가 1년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환경영향평가를 졸속 처리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월 2일 농소면 행복복지센터에서 있을 주민설명회도 이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사드괴담으로 불안에 떨며 살아온 주민들을 걱정한다면 사드 전자파 진실은 무조건 밝혀져야 한다. 더 이상 사드 문제를 평화 논쟁이나 한미, 한중 외교논쟁 따위의 정치적이거나 이념적 이슈거리를 만드는데 소비하지 않아야 한다. 평화는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그 위력이 있으며, 외교는 국익의 실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북한과 대한민국은 여전히 휴전중인 나라이다. 휴전이란 전쟁을 쉬고 있는 것이지 끝난 것이 아니다. 지금도 북한은 핵 미사일 개발로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배치가 북한 핵으로 부터 나라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이로 인해 야기되는 주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민생 문제를 외면해서도 안된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부는 사드로 인해 극심한 몸살을 앓아온 김천의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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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재 취재국장  apata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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